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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당신에게 /김혜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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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2-06-11 15:01 조회8,9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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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칼럼>

상처 입은 당신에게

아무 준비도 안됐는데, 대책 없이 떠나버린 남편, 한국 땅도 아닌 외국 땅에서 완전 홀로 외롭게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자매님. 보내주신 이메일을 받고 "거기 누구 없소~ "라고 울부짖던 23년 전의 제 모습을 다시 보는 듯 하였습니다.
이제야 회답을 드려 죄송해요. 무슨 말로도 위로가 될 것 같지 않아 쉽게 회답을 드릴 수가 없었어요. 어제야 자매님을 소개 해 주신 김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자매님에 대해 뭘 알아야 한마디라고 도움이 될 거 같아서……. 목사님께서는 자매님이 한국에 계실 때 함께 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시며 자매님의 현재 당하는 어려움을 무척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제가 어떤 위로의 말을 해도 지금 자매님에겐 아무 소용없음을 알지만, 다만 저도 그 과정을 거쳤기에 그 누구보다 자매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밖에…….  오직 주님의 도우심만 구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

‘외발수레’ 책을 보아 아시겠지만, 저의 남편은 제가 39세, 아이들은 4학년, 5학년일 때 투병생활 3개월 만에 너무 빨리 떠났지요. 어떻게든 살려달라고 하소연 할 뿐 마지막 이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몸이 허약하여 늘 보호만 받고 살아온 연약하기 짝이 없던 나. 모든 사람의 동정어린 시선이 너무 비참했지요. 사람들의 위로가 고맙긴 했지만 “나의 이 비탄을 당신이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라고 속으로 혼잣말만 했지요.
남편의 1주기 추모일을 앞두고, 교회 목사님께서 나에게 간증을 하라는 요청을 하셨어요. 사실, 그동안 간증은커녕, 외로움에 떨고 있는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마음 문을 꼭꼭 닫은 채 살았기에 쉽게 순종할 순 없었으나 용기를 내어 준비하였어요.
남편을 만난 시간부터 남편이 떠난 시간까지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글로 쓰기 시작했어요.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자꾸 자꾸 생각이 나서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글을 쓰기를 반복하다보니 한밤을 새웠지요. 그런데, 그것이 나를 얼마나 편안하게 했는지~
생각에서 밀어내려고 노력했는데,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 엉클어졌던 내 마음들이 하나하나 차곡차곡 정리되면서 내 안에 이상한 평안함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후에 이 글을 모아 『하나님을 사랑하고 믿음을 지켰으니~』라는 작은 간증집을 만들어 남편의 1주기 추모일에 친지들에게 나눴었지요.
그 후에, 남편의 사진첩을 다시 펼쳐 보기 시작했고, 아이들과 아빠 이야기를 다시 하게 되었고, 친구들은 돌아가신 분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나에게 상처가 될까봐 말을 못했는데, 그때부터는 오히려 남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를 바라게 되었답니다. 내 안에 감추어 두었던 상처들을 표현하므로 치유가 일어났던 것이지요.
말과 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치유와 회복에 놀라운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매들의 이야기를 글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다비다자매회가 시작한 첫 달부터 ‘다비다이야기’ 월간 회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매월 정기 모임에서도 꼭 자신의 마음을 사람들 앞에서 말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자매님께서 저에게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말씀해 주신 것 참 잘하셨습니다.
이국땅에서 자매님 곁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으니, 한 가지 제안을 하지요.
하나님께 드리는 마음의 편지를 써 보세요. 마음에 있는 모든 것들을 솔직하게 다 고백하는 것이지요.
저는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시기에 아침 큐티를 마친 후 하나님께 글을 쓰곤 했어요. 내 마음을 다 아시는 하나님이지만 그래도 글로 표현을 하니까 큰 위로가 되더라구요. 지금도 그 노트가 제 책꽂이에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글을 쓰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잘 쓰진 못해도 ‘외발수레’를 만들었고, 지금도 매일 아침 큐티를 하고 나면 영혼의 일기를 쓰는 습관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생각되는 대로 글을 쓰다 보면 줄줄줄 할 말들이 정리가 되어 쓰고 있더라구요.
감사한 일, 답답하고 힘든 일, 하나님께 바라는 것, 자신의 생각들을 매일 써 보세요. 어때요, 그렇게 해보지 않으시겠어요?
지금은 차라리 눈도 뜨기 싫은 아침이겠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아침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그분의 임재 안에 들어가서 그냥 머무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조용히 기다려 보는 그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림 후, 때가 되면 분명 당신에게 길이 열릴 것입니다. 주님을 신뢰하며, 조급해 하지 말고, 잠잠히 기다릴 때 분명히 따뜻한 주님의 음성으로 자매님의 마음을 만져주시고 힘을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매님을 왜 잊으시겠어요? 그러실 리 없지요.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자매님의 마음을 주님께 드려보세요. 주님께서는 자매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느 길로든 자매님을 가장 아름답게 인도해 주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자매님, 얼굴은 뵌 적 없지만,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저도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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