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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에 부쳐>다비다여, 다 함께 더 높이 날자 /이영복이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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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1-17 11:46 조회8,9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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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새해에 부쳐>


다비다여, 다 함께 더 높이 날자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2013년 새해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온통 하얀 세상이다. 정말 오랜 만에 보는 고향, 대구의 눈 풍경이다. 손이 꽁꽁 어는 줄도 모르고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며 마냥 즐거워했던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출근을 서둘러야 할 시간이다. 숙소에서 대구시청까지는 걸어서 10분 거리다. 대구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국채보상공원을 관통해서 가기에 길을 걷다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멋진 출근길이다.

새벽부터 소복소복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인 공원 입구의 잔디밭을 씩씩하게 걷다가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누가 볼세라 얼른 일어나서 코트와 바지에 묻은 눈을 훌훌 털어낸다. 엉덩이가 아파오고 나도 모르게 발걸음은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어느 고마운 분이 아침 일찍 나와 눈을 쓸어 길을 내어 놓은 좁은 길로 다가간다. 변변한 길이 없으면 다른 사람이 지나간 발자국이라도 따라가면 편하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되는 것이 눈길이다. ‘힘들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생각난다. 여기서 ‘돌아가라’는 말은 둘러가라는 의미가 아니라 처음으로, 즉 원칙과 기본으로 되돌아가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마음이 바쁘고 위기감이 느껴질수록 길을 제대로 찾아서 정도를 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문득 창세기 32장의 야곱이 생각난다. 얍복강 나루에서 밤새 천사와 씨름하다가 환도뼈를 다쳐 더 이상 힘을 쓸 수도 없고 달아날 수 있는 기회도 박탈당한 야곱으로서는 길을 걷는다는 것이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날이 밝아 새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걷던 그 길이야말로 야곱에겐 평생에 걷던 길 중 가장 기쁘고 마음 편한 길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얍복강 나루의 경험을 통해 ‘힘들수록 돌아가라’는 의미를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기에 말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형통과 좋은 환경보다는 절망과 호의적이지 않은 환경이 오히려 '브니엘'을 경험하는, 즉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대면하게 되는 기회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장면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야곱이 긴 방황 끝에 찾은 길은 자신이 노력해서 찾은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로 찾아준 길이라는 점이다. 야곱이 변화되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 주다가 마침내 직접 싸움을 걸고 져주기까지 하면서 찾아주신 길인 것이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기가 막히는 상황에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을 경험한 우리 다비다 식구들의 간증이기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20여년을 불러본 ‘다비다’라는 이름은 내겐 가족처럼 친근한 이름이 되었다. 다비다자매회는 가난한 이웃을 위한 구제와 선행에 힘썼던 성경 속의 여제자, ‘다비다’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인데, 맨 처음 ‘다비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내겐 ‘다 슬픔이다’라는 한탄으로 다가왔다. 다 비(悲)다... 어찌 그리 슬픈 이름인지. 그러나 모임이 시작되고 한 해 두 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께서는 슬픔에 잠긴 다비다 식구들을 위로해 주시며 ‘안행(雁行)’이란 비밀을 가르쳐 주셨다. 곧 리더를 중심으로 V자 대형을 그리며 머나먼 여행길도 쉽게 가는 ‘기러기의 비행’이다. 주님과 함께 다비다 식구들이 함께 연합하여 날아가는 모습이 내 마음의 창에 영상처럼 비춰지면서 ‘다비다’의 ‘비’는 더 이상 슬플 ‘悲’가 아니고 비행할 ‘飛’로 바뀌었다. ‘함께’라는 두 글자가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상실감 속에 깨져버린 그 사람과의 ‘함께’가 다비다와 더불어 하나님께서 묶어주신 새로운 ‘함께’로 회복되기 시작한 것이다.

안행의 대열에서 가장 앞에 날아가는 기러기 리더의 날갯짓은 기류에 양력을 만들어 주어 뒤에 따라오는 동료 기러기가 혼자 날 때보다 71% 정도나 쉽게 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나를 주눅 들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다비다 식구들에게 “비행하기가 좀 쉬워진 것 같습니까? 몇 %나 쉬워진 것 같습니까?”라고 감히 물어볼 자신이 없기에 늘 미안하고 부끄러우며 그저 주님께서 진정한 리더가 되어 달라고 기도할 따름이다.

2013년 새해에도 주님의 인도하심만 믿고 의지하며 높이 날아올라 서로 도우며 함께 길을 가는 다비다식구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면서, 새해인사 삼아 손가락 두 개로 안행을 상징하는 V자를 만들어본다. “다비다여, 다 함께 더 높이 날아오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끝으로 사족(蛇足) 하나. 새해부터 V자 손가락을 다비다 식구들끼리의 공식 인사 표시로 삼으면 어떨까? 다비다 식구들이 “이사장님, 혼자 하세요!”라고 거절하면 나 혼자라도 해볼 작정이다. 다비다자매회가 창립되었던 1994년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펄프 픽션’에서, 존 트라볼타가 척 베리의 디스코 곡 ‘You never can tell(아무도 알 수 없어요)’에 맞춰 춤을 추면서 두 손가락으로 만든 V자를 옆으로 눕혀 얼굴 앞에서 몸 바깥쪽으로 보내던, 바로 그 동작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하면 왠지 다비다 식구들 모두가 따라해 주실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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