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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가슴은 어느 때보다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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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6-18 13:52 조회10,2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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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가슴은 어느 때보다도 설렌다


 5월 7일부터 15일까지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마치 잊지 못할 꿈을 꾼 것만 같다. 천 여 명의 사람들 앞에서의 근사했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 28년 전에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살았던 집 방문,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유진(Eugene) 시내, 늘 마음에 그렸던 바닷가의 모래언덕, 그뿐 아니라 어처구니없이 당한 어려운 사건들... 이 모든 것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깜짝 선물이었다.

이송내 박사님 댁에 머물며 지낸 1주일은 조금의 불편함도 없도록 배려해 주시는 박사님의 따뜻한 보살핌과 한없는 사랑으로 인해 내 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외국인들과의 언어소통을 돕고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박사님께서는 보호자, 비서, 경호원처럼 내 곁에 꼭 붙어 다니셨다. 나는 부끄러움도, 미안함도 없이 어린아이가 아빠만 믿고 졸졸 따라다니는 것처럼 편안하게 이 박사님만 따라다녔다.

귀국길,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 유진(Eugene) 공항으로 나갔으나 항공편이 취소되었다는 말을 듣고도 염려하지 않았다. 이 박사님께서 어떤 방법으로라도 해결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보호자 없이 집안의 가장 역할, 다비다 회장 역할을 하며 자신을 돌볼 여유 없이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 온 나로서는 누군가를 신뢰하며 보호를 받는다는 경험이 신나고 행복하여 염치없이 편안하게 즐겼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염려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분, 내가 말하지 않아도 미리 다 아시고 준비하시는 분, 과분한 돌봄에도 불편함이나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 분, 바로 그 주님 안에 거하는 자가 누리는 은혜며 축복... 그런 하나님의 사랑을 이 박사님을 통해 경험하였던 것이다.

□ 유진(Eugene) 공항의 항공편 취소로 나는 다음날 새벽에 3시간 거리의 포틀랜드(Portland)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에 가서 인천행 비행기를 타야 한국에 올 수 있게 되었다. 이 박사님과 포틀랜드(Portland) 공항에서 헤어지는데, 복잡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비행기를 잘 바꿔 탈까 염려하시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함께 1주일을 지내는 동안 이 박사님은 나에 대해 다 파악하셨음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마음이 여리고, 겁도 많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 할 의존적인 사람인지를...

마침내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이 박사님께 비행기를 잘 탔다고 전화 하여 안심시켜 드렸다. 그런데, 비행기에 올라타기 전부터 내 몸이 근질근질 가려워지기 시작하더니 이곳저곳 여러 군데가 붉은 반점과 함께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알레르기 체질이기는 해도 그처럼 갑작스럽게 심한 증세가 나타나는 일은 처음이라 몹시 당황하였다.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혹시 몰라 소지하고 다니던 알레르기 약을 먹었는데도 좋아지지 않았다.

스튜어디스에게 혹시 비상약이 있는지 물었다. 승무원들은 내 팔과 목을 보더니 몹시 당황스러워 하였다. 환자를 돌볼 의사를 찾는다는 방송이 나오고 기내는 갑자기 수선스러워졌다. 그런 장면을 영화에서나 봤었는데 내가 졸지에 그 주인공이 될 줄이야... 잠시 후 승객으로 탑승한 의사 한 분이 내게 와서 살펴보더니 자기는 피부병 전문이 아니라서 모르겠다고 했다. 한 시간 가량 비행기의 이륙이 지연되었다. 결국 비행 중 어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탑승시킬 수 없다는 기장의 규정 설명을 듣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비행기에서 쫓겨날 때의 내 마음은 당황스러움, 두려움, 불안함, 난감함 등의 만감이 교차되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 기장은 비행기를 타도 좋다는 의사의 승낙서 없이는 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예 비행기를 탈 수 없도록 처리해 놓았다고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의사를 만나러 가면서 이 박사님께 전화를 드렸다. 염려를 끼치고 싶지 않았지만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 알레르기 때문에 인천행 비행기에서 쫓겨났노라고 말씀드렸다. 지금쯤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계시던 이 박사님은 내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셨다.

문득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감사할 일이 생긴다.”라는 이 박사님이 자주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당혹감은 어느새 감사로 바뀌었다. 유럽의 도시가 아니라 짧은 영어라도 통할 수 있는 미국이어서 감사했고, 큰 가방 대신 기내에 들고 탑승할 수 있는 작은 가방으로 바꾼 것도 감사했고, 사건이 학위식 전이 아니고 마친 후에 일어나서 감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천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때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하나님, 샌프란시스코의 복잡한 공항에서 짐을 찾아 유진으로 가는 비행기를 환승을 하는 일이 복잡할 텐데 실수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너를 도울 자를 다 예비했다.”라는 마음을 주셨기에 당황스러운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나를 홀로 두시지 않으실 것이다. 분명히 나를 도와주실 하나님이시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그래도 감사해요.”라고 이 박사님께 말씀드릴 수가 있었다. 이 박사님도 내 말을 들으시고 “그래도 감사하지요.”라고 대답해 주셨다.

□ 공항 안에 있는 의무실에서 의사를 만나 서툰 영어로 열심히 설명하고 지금은 괜찮으니 출국허가서를 써달라고 했다. 간단한 진단을 받은 후 의사의 승낙서를 받았다. “휴우~”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일단 의사 승낙서를 받았으니 호텔을 찾아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 일찍 공항에 나와 비행기 표를 바꾸면 된다. 그런데 호텔을 어떻게 찾나? 샌프란시스코에는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데...” 참으로 난감하였다.

발걸음을 옮기며 기도했다. 절박한 상황이 되니 기도에 여러 말이 필요 없었다. 그저, “아버지 나를 도와주세요.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해요. 나를 도울 천사를 보내주신다고 했잖아요.” 라고 기도했다.

의자에 앉아 쉬며 천사를 기다렸다. 내가 앉아있던 곳에는 한국 사람이 있을 법도한데 한 사람도 지나가지 않았다. 한참 기다리다가 찾아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한국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몰라 나는 계속 발걸음을 인도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찾아 나섰다. 마침내 테이블에 둘러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는 한국 청년 5명을 발견하였다. 얼마나 반갑던지…

“나를 좀 도와주세요.”라며 내 어려움을 설명했다.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한국으로 떠나시는 목사님을 전송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산호세 임마누엘 장로교회’ 청년들이었다. “과연 이들이 하나님이 예비하신 천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다. 핸드폰 사진을 보여주며 나도 목사라고 소개 했다.

한쪽에선 노트북 인터넷으로 호텔을 찾고, 다른 한 사람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음식을 사왔다. 한참의 검색 작업 후 그들은 공항에서 가깝고 가격도 적당한 호텔을 찾았다며 나를 자기들의 차에 태워 호텔로 데려다 주었다. 나의 짐을 들고 앞서가서 호텔 비용까지 다 내고, 전화번호를 주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했다. 나 때문에 많은 시간을 지체하였지만 그들은 나를 돌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오히려 즐거워하였다.

아무도 도울 자 없는 막막한 그 곳에서 어떻게 그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그 청년들은 바로 하나님이 예비하신 천사들이었고, 강도 만난 이를 도운 이웃이었다. 그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래 오래 잊지 못할 것이다.

□ 지금 내 가슴은 어느 때보다도 설렌다. 하나님이 항상 내 가까이에 계시어 나를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몸으로 체험하고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마음 설레는 일이 어디 있을까? 험한 나그네 인생길에서 나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알기만 하면 무엇이 문제가 될 것인가?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시23: 4)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요14: 18)

주안에 있는 자에게 주시는 축복, 그것은 바로 주님이 항상 함께 하신다는 것이다. 언제나 내 숨결처럼 내 가까이 계시며 나와 함께 하시는 나의 하나님, 지금까지 지내온 것은 내가 잘 나고 똑똑해서가 아니라 모두 하나님의 은혜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어떻게 25년을 혼자 살아왔느냐고, 어떻게 다비다자매회를 맡아 왔느냐고 묻는다. 나는 오직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물론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힘들고 위험하고 억울하고 답답한 일도 많이 있었지만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오히려 감사할 수 있었다.

이번에 내가 경험한 일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내게 과분한 선물이었다. 명예신학박사 학위도, 이송래 박사님의 사랑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천사들도 모두 그랬다. 그러나 내게 있어 이러한 것보다도 더 소중하고 큰 선물은 누가 뭐래도 20년 동안 고락을 같이 해온 다비다 자매들이다. 그들이야말로 늘 내 가슴이 설레는 이유다.

“하나님 아버지, 저만 아니라 다비다 자매들 모두에게도 예상치 못한 깜짝 선물 하나씩 주실 거지요?” 요즘 떼를 쓰듯 드리는 나의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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