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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달린 릴레이(relay) / 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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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5-05-14 11:35 조회10,2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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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달린 릴레이(re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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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를 보면 ‘분노조절 장애’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등장하고 있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난 남성이 여자 친구를 승용차로 들이 받고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50대 여성이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기도 하였습니다.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도 1등석에 탑승한 전 부사장이 순간적인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분노조절 장애는 감정을 스스로 조절 못하고 병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트레스가 장기간 쌓이면 누구든 조절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스트레스에 더하여 사회가 불안하고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분위기가 형성될 때 많이 발생한다고 하네요.

믿어지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저도 40년 전이었던 대학 1학년 때 분노조절 장애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 대형 분노표출 사고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교회 행사에서 말입니다.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이웃 두 교회와 친선 체육대회를 가졌습니다. 경기종목은 배구와 릴레이였는데 배구 경기도중 다른 두 교회가 외부에서 배구 선수를 한두 명씩 데려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혈기가 왕성하던 저는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그런 것 따지지 말고 소위 ‘은혜 스럽게’하자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있죠. 영 못마땅하여 마음에 분을 품고 있다가 행사의 끝을 장식하는 릴레이 경기에서 터뜨린 것입니다. 맨 마지막 주자였던 저는 제 앞 선수로부터 배턴을 받자마자 앞으로 달려가지 않고 뒤로 돌아서서 거꾸로 달렸던 것이지요. 친선을 위한 체육대회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습니다.

분명 이유 있는 분노였음에도 "어, 저 사람 거꾸로 달린다.”하며 깔깔거리고 웃던 주일학교 어린아이들의 지지밖에 얻어내지 못했습니다. 별 소득도 없이 '왕따'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따지고 보면 신자 중에 거꾸로 해서 '왕따'가 되지 않은 사람은 거꾸로 십자가에 못 박혀 순교하셨다는 베드로밖에 없잖아요.

지금 와서 그 장면을 떠올려보면 웃음도 납니다만 혈기를 참지 못하고 시위성 행동을 한 데 대해서는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불의와의 타협을 반대하는 정신으로 사는 그 때의 용기만은 잃지 말자고 마음에 새기고 몸부림쳐 왔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어떻게 된 일인지 죽여야 할 혈기는 더 살아나고 옳지 못한 것에 대해 반대하는 정신으로 살아가는 용기는 점점 죽어 가는 듯하여 속상하고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할 것은 화가 꼭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오히려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부당한 세상을 바꾸는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분노 조절에 실패해서는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분노 조절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과도한 음주 등 건강치 못한 방법으로 풀기보다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를 하면서 건전한 취미 생활이나 운동 등의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다비다 자매들의 경우에는 깊은 상실감이 자칫 분노로 연결되기 쉬운 것이라는 점에서 보다 근원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 상실감으로부터의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성경은 마음을 지키는 일과 분노를 다스리는 일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신·구약 모두에서 강조하고 있습니. “모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과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 등이 그것입니다. 마음에 새겨서 우리의 삶 가운데 말씀이 역사하도록 해야 할 구절들이라 생각합니다.

다혈질이었던 사도 베드로가 자신의 충동적인 감정을 다스리고 변화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비밀 한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단순히 화를 내지 않는 차원을 넘어 베드로가 표현한 ‘신의 성품에 참예’(베드로후서 1:4)하는 자리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부활, 그리고 성령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부디 우리 다비다자매회의 모든 식구들에게 그분의 사랑의 물결이 흘러넘치고 성령의 단비가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분노는 우리 다비다자매회의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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